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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플러'에 해당하는 글(1)
2008/08/17   앨빈 토플러 부의 미래 /앨빈 토플러, 하이디 토플러


2008/08/17 01:10 2008/08/17 01:10
앨빈 토플러 부의 미래 /앨빈 토플러, 하이디 토플러

이 책은 '제 3의 물결'로 유명한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의 최신작이다. 그는 현재의 사회, 경제, 문화를 분석하여 미래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그가 이 책에서 방점을 찍은 세 가지는 시간, 공간, 그리고 지식이다. 이 세 가지가 앞으로의 변화를 이해하기 위한 심층기반(fundamental)으로, 미래를 보기 위해서는 필수적으로 살펴보아야 할 요소이다.


1. 시간

농업혁명, 산업혁명, 그리고 현재의 정보화 혁명은 필연적으로 시간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수반한다. 최초의 인류는 수렵생활을 하며 배가 고프면 열매를 따거나 사냥을 해서 배를 채웠다. 그리고 동굴 등을 돌아다니면서 살았다. 하지만 한 혁명가가 땅에 씨를 뿌리고, 그것을 인위적으로 경작함으로써 한 곳에서 농사를 지으며 정착해서 살 수 있었다. 농사를 짓게 되니 생존을 위해 먹어야 하는 양 이상의 식량을 생산하는 것이 가능하게 되었다. 그래서 잉여 생산물을 저장해서 후에 흉년 등 식량 사정이 좋지 않을 때 사용할 수 있었다. 인류 최초로 '부'라는 개념이 탄생한 것이다. 이 때의 인류는 해가 뜨면 농사를 지으러 나가고, 해가 지면 집으로 돌아왔다. 봄에는 씨를 뿌리고, 가을에는 작물을 수확했다. 그것이 농경시대의 시간 개념이었다.

그런 시절을 수천 년간 보내던 인류는 새로운 혁명을 맞게 된다. 그것은 산업혁명이었다. 이를 통해 인류는 기계를 이용하여 좀더 효율적으로 상품을 생산할 수 있게 되었다. 공장에 9시까지 출근해서 오후 6시까지 '시간에 맞추어' 일을 해야 했다. 왜냐하면 공장에서 각 생산공정을 완료하기 위해서는 각 공정을 맡은 직원이 다른 공정을 맡은 직원들과 같은 시간에 모여 같이 작업을 해주어야 하기 때문이었다. 만약 한 명이 빠져 그 단계의 공정이 멈추면, 전체 공정이 돌아가지 않게 되기 때문이었다. 이런 시간 개념은 농경시대와는 매우 다른 것이었다. 농경시대에는 '9시 출근, 18시 퇴근'이란 개념이 존재하지 않았다. 시간을 정확하게 맞출 필요도 없었다. 하지만 산업시대에는 모든 사람들에게 동일한 '표준화된 시간개념'을 도입할 필요가 생겼다. 현대식 교육 역시 산업시대에 공장에서 일할 사람들을 '양산'하기 위해 학생들에게 표준화된 시간개념을 학습시킬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모두 동일한 시간에 등교해서 동일한 수업시간과 쉬는시간을 가졌다.

그런 시간 개념은 이제 바뀌고 있다. 하지만 아직 정보화 시대의 변화가 진행중인 지금, 그것은 사람들에게 더 힘들게 다가오고 있다. 정보화 시대에는 상품 대신 지식과 서비스가 부의 원천이 되고 있다. 때문에 이것을 생산하기 위해서 산업시대처럼 모든 사람이 표준화된 시간표를 가질 필요는 없어졌다. 인터넷, 이동통신 등 발달된 통신수단을 이용해 재택근무, 자율적 근무시간표 등 각자 일하는 시간이 달라지는 현상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정보가 부의 원천이 되는 사회에서는 산업시대처럼 '하루 8시간 근무'라는 식의 기계적인 계량법은 더 이상 효과를 가지지 못한다. 개개인은 하루 8시간을 근무할 지 모르지만, 마트, 음식점, 관공서, 상점 등은 오픈시간이 점점 늘어나 문을 닫지 않고 24시간 서비스를 제공하는 곳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개개인에게 표준화된 근무시간표가 사라진 것에 기인한다. 이제 '9시에 출근해서 오후 6시에 퇴근하는 사람들'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


2. 공간

지난 세기에 인류는 혁명적인 공간의 확장을 경험하게 된다. 그것은 '우주로의 진출'이었다. 단순히 달에 인간을 보내고, 태양계의 각 행성에 탐사선을 보내 과학 연구를 수행하는 것만이 전부가 아니다. 지구 주위에는 수많은 인공위성이 떠 있으며, 이를 이용해 인류는 우리 자신을 더 자세히 볼 수 있게 되었고, GPS 등을 이용해 지구 상에서 자신의 위치를 더 잘 알 수 있게 되었으며, 지구 반대편에 있는 사람과의 실시간 통신도 가능하게 되었다. 이것이 모두 과학과 기술의 발전, 그리고 그에 따른 공간의 확장으로 인해 가능한 일이었다.

이러한 공간 개념의 확장에 더해, 인류는 점점 더 쉽게 다른 지역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항공기의 발전 등으로 매년 수 억명이 해외여행을 하고 있고, 문화와 상품, 그리고 부의 이동이 점점 쉬워졌다. 기술의 발달로 상품이 소형화되어 운송이 간편화 되고 있는데다, 정보화 시대의 부의 원천인 지식과 서비스는 통신수단의 발달로 공간의 제약이 거의 없이 다른 지역으로 움직일 수 있게 되었다.

마지막으로, 부의 공간적 배치가 다시 아시아로 돌아올 것이다. 사실, 산업사회 이전만 해도 세계에서 가장 발전한 나라는 중국이었다. 하지만 산업사회를 거치며 유럽과 미국 등의 서구로 옮겨간 부는 다시 서쪽으로 이동해 아시아로 돌아올 것이다. 이 책에서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일본에 한 챕터씩을 할애하며 지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3. 지식

경제학의 기본은 '모든 재화는 한정되어 있으며,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분배하는 것은 수요-공급의 법칙을 따르는 것'이다. 농산물과 공산품 모두 이러한 법칙을 따라왔다. 하지만 지식 기반 사회의 핵심 요소인 '지식'은 한정되어 있지 않다. 아무리 써도 줄어들지 않는다. 따라서 지식 기반 사회는 기존 경제학으로는 적절하게 기술되지 않는다. 게다가 지식에 대한 접근이 쉬워지면서, 그리고 그것들을 생산하는 도구들이 보급되면서, 기존 경제 통계에는 잡히지 않는 '프로슈머 경제'가 점점 커지게 되었다.

과거에는 음반을 만들기 위해서는 전문 프로듀서에게 임금을 지불하고, 비용을 지불하여 스튜디오를 빌려 음반사 밑에서 작업을 해야했다. 하지만 지금의 많은 뮤지션들은 자신들의 집에 레코딩 장비와 스튜디오를 설치해서 혼자 음반을 내게 되었다. 또한, 어떤 사람들은 사진사를 불러 결혼식 사진을 찍는 대신에, 친척의 디지털 카메라를 빌려 사진을 촬영하고, 이를 자신이 가지고 있는 필름 인쇄용 프린터와 용지를 사용해서 직접 인화까지 해낸다. 그리고 나 역시, 과거에는 편집자와 기획자가 적절한 보수를 받는 출판사나 기자를 통해 신문사에서 제작해야 하는 글을, 컴퓨터와 인터넷, 그리고 블로그라는 온라인 전자출판의 형태로 타인에게 책에 대한 정보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과거에는 이런 모든 행위가 경제 통계에 잡히는 경제활동이었다. 하지만 지금, 각종 장비의 발달로 가능하게 된 이런 프로슈밍은 경제 통계의 범위에서 벗어나고 있다. 미래에는 NGO, 봉사활동을 비롯한 이런 프로슈밍의 역할이 과거에 비해 엄청나게 커질 것이다.


결론적으로 미래 사회를 준비하기 위해서는 위에서 언급한 시간, 공간, 지식의 세 가지 심층기반에 대한 이해가 필수적이다. 사실, 비슷한 내용을 계속 되풀이 하는 것 때문에 책 두께가 좀 두꺼워진 감이 있다. 하지만 현대 사회에 대한 토플러 부부의 통찰력은 남달랐으며, 많은 영감을 주었다. 설사 그들의 미래 예측이 빗나갈지라도, 그들이 제공한 영감은 미래를 준비하는 지침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단점을 꼽자면, 조금 더 단정하고 간단하게 정리할 수 있었을 것 같다는 아쉬움이 든다는 점이다. 또한, 현대 사회의 각 현상들을 사실적 증거로 하여 전체적인 미래 모습을 통합해보는 시도가 있었다면 더 좋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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