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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기간: 2010/1/24~2010/2/21 여행지: Viet Nam, Cambodia, Laos
2009년에 접어들 때까지도 나는 진로에 대해 많은 고민을 했었다. 그 전 해에 전공 공부를 계속 하면서는 어렴풋이 물리학 전공으로 미국 대학원에 진학해야 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하지만, 나는 물리학 전 분야가 다 재미있었고, 대학원에서 계속 공부해 나갈 한 분야를 정하는 것이 무척 어렵게 느껴졌다. 결정해야 할 시간은 다가오는데, 계속해서 그런 고민을 하다보니, 한 세부분야에 투신해 지식의 영역을 넓혀가는 학자로서의 커리어에 대해 다시 생각을 해보게 되었다. 또한, 그 당시에 내 주변에서 상아탑에서의 삶을 살기로 결정한 분들의 이야기와 그 분들의 인생을 보고 들으면서 그런 고민을 더 하게 되었다.
결국, 나는 그 해 하반기에 좀 더 생각을 정리할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취업도, 유학도 아닌 전문대학원에 진학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약 8개월 간의 수험생활이 이어졌다. 짧은 기간 동안 최선을 다했고, 결과를 기다리는 일만 남았다. 그리고 약 한 달 동안 취업 스터디를 하고, 관심있는 기업의 설명회에 참석했으며, 이력서를 내고, 두 번의 인터뷰를 했다. 그리고 내가 지원했던 전문대학원에서 합격 사실을 확인했다.
아마 한 달 정도 여유를 가지면서 아르바이트 자리를 찾았던 것 같다. 그리고 두 달 동안 풀타임 인턴 일을 수업 하나와 병행해서 수행했다. 그리고 여행 준비를 하고, 새로 입학할 학교의 오리엔테이션에 참석하고, 정신없이 여행을 떠났다.
이집트를 갈까, 네팔에 다시 갈까 고민하다가, 태국 이외에는 돌아보지 못한 인도차이나 반도에 있는 베트남, 캄보디아, 라오스를 가기로 했다. 베트남에서 스탑오버를 하며 짧게 돌아본 Y군의 극찬에 베트남에 대해 기대가 생기기도 했다.
이번 여행으로 내가 방문한 국가가 16개국으로 늘었고, 그럭저럭 배낭 여행자로서 어떻게 다녀야 하는지 알 만한 정도가 되었다. 그래서인지 딱히 어려운 점은 없었지만, 그만큼 과거의 여행에서 느꼈던 흥분도 많이 줄어들었던 것 같다.
여전히 재미있긴 했지만, 단순히 새로운 곳에 가서 새로운 것을 보고, 새로운 것을 먹고, 새로운 사람들과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는 것만으로는 부족했다. 내 손으로 무언가를 만들어가고, 변화시켜 가고 싶었다. 그러던 중 베트남 호치민시(사이공)에서 캄보디아의 시엠립으로 가는 길에 UN Human Rights의 지프를 만났다. 앞으로 새로운 나라에는 이렇게 가고 싶었다. 보고, 듣고, 현지인들과 교감하는 간접적인 영향에서 벗어나, 내 손으로 능동적으로 사회에 영향을 주고 싶었다.
그렇게 이 여행은 내가 이런 생각들을 진전시키게 해주는 계기가 되었다. |
아즈
2010/07/13 22:26
2010/07/13 2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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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년 전 처럼, 떠나지 않으면 무언가 폭발할 것 같은 건 아니었다. 그 땐 물리적으로 너무나 제한된 좁은 공간 안에서 모든 생활을 해야했기 때문에 어딘가 멀리 가고 싶은 욕구가 강해졌던 것 같다. 이번에 난 왜 여기에 와서 24시간씩 버스를 타고, 1,2달러를 아끼려 큰 배낭을 메고 두세시간씩 숙소를 찾아 헤메고 있는 걸까. 여행에서 유적지 같은 것을 보는 것은 '필수과목'에 해당하니까 보게 된다. 이곳에 무엇을 꼭 보고 싶어서 왔던 것은 아니니까. 장거리 버스에서 창밖을 내다보며, 오토바이 뒷자리에 매달려 얼굴에 바람을 느끼며 때때로 그런 생각을 하고 있다. 도대체 나는 여기에 왜 왔으며, 왜 이 고생을 하고 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계속 여행을 하고 있는가. 예전에 여행을 할 때처럼, 그런 의문들이 '나는 왜 살아가는가'에 대한 의문으로 전이되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사실, 베트남에 간다고 했을 때, 한국에서 '베트남 신부'를 찾으러 가냐는 이야기를 듣기도 했는데, 역사를 조금이라도 생각해본다면 베트남에 대해서 그리 쉽게 말할 수는 없을 것이다. 이 사람들은 무려 미국을 상대로 한 전쟁에서 사실상 승리한 사람들이다. 공산주의의 북베트남이 미국의 지원을 받는 남베트남을 무력 통일하여 남부의 중심 사이공에 있는 남베트남 대통령궁에 '통일궁'이란 이름을 붙여놓았다.
동남아시아에서는 태국과 쌍벽을 이루는 단연 독보적인 존재이지만, 이곳은 여전히 개발도상국이고, 생활수준이나 인프라면에서 우리에게 뒤쳐져 있는 것은 어쩔 수 없는 일이다. 하지만 경제적으로 개발이 덜 되었다고 해서 이들의 문화나 인격에 대한 가치가 떨어지는 것일까? 불과 우리의 몇 십 년 전 모습만 생각해 보더라도, 일부 서구인들처럼 오만한 시선으로 이들을 바라볼 수는 없을 것이다.
저개발국을 여행하면서 이런 저런 생각을 해보곤 한다.
1. 소득은 노력에 비례하지 않는다.
사실상, 한국에서도 분야에 따라 비슷한 노력을 해도 소득이 달라진다. 이곳에 오면 그것을 극명하게 깨닫는다. 물론, 한국 직장이 이곳에 비해 엄청나게 터프할 것 같긴 하지만, 이곳에서 그만큼 열심히 일한다고 해서 한국에서 일하는 것과 같은 소득을 달성하기란 불가능해 보인다. 비슷한 노력을 하더라도 어디에서 무엇을 하는가에 따라 취할 수 있는 경제적 이득이 엄청나게 달라진다.
그러므로 '이렇게 고생하니까 이 정도의 급여는 당연하다' 혹은 '이렇게 고생하는데 이 것밖에 벌지 못하나' 같은 것은 부적절한 질문인지도 모른다. 언제 어디서 무엇을 하는가에 대한 사회적 가치가 얼마나 되느냐에 따라서 취할 수 있는 경제적 이득도 크게 달라진다.
2. 사람을 쓰면 일자리를 만들 수 있다.
한국에서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는 서비스 산업을 키워야 한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사실, 이곳에 와서 보면 일자리 만들기란 아주 쉽다. 우리나라의 옛날처럼, 혹은 태국이나 베트남 같은 개도국 처럼 버스에 매표원을 한명 더 태워서 승객에게 요금을 받고 잔돈을 거슬러 주는 등의 일을 하면 된다. 우리나라 버스의 경우는 이러한 시스템이 거의 자동화 되어 있어서, 버스에 기사 한 명만 탑승해도 충분히 운행이 가능하다. 현재 한국에서 시행중인 청년인턴 제도 같은 것이 바로 이런 식의 일자리 만들기가 아닐까? 충분히 자동화 되어 있고, 직원들의 숙련도가 높아서 더 이상 사람이 필요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버스에 매표원을 탑승시키듯, 청년인턴을 고용해서 일을 시키는 것이다. 사실상 이것이 미봉책이라는 것은 자명하다. 하지만 이런식으로 고도로 시스템화된 사회에서는 어떻게 일자리를 창출해야 하나? 아마 이것이 국정 운영자들이 현재 고민하고 있는 게 아닐까 싶다.
3. 경제 발전의 달성을 위해서는 고도의 기술이 필요하다.
우리나라에서 5천원 이상은 줘야 사먹을 수 있는 베트남 쌀국수가 이곳에선 1~2천원이면 먹을 수 있다. 무엇이 이런 차이를 만드는가? 결국, 국가 간의 경제적 격차란, 다른 누군가가 만들 수 없는, 혹은 만들기 어려운 고도의 기술을 축적해서, 그것을 통해 경제적 가치를 창출할 때 발생한다. 내가 지금 사용하고 있는 컴퓨터의 디스플레이가 삼성의 제품인데, 이곳에선 삼성만큼 이런 제품을 잘 만들 수 없기 때문에 이런 물건을 사올 수 밖에 없는 것이고, 이런 기술격차에 의해서 경제적 격차가 유지되는 것 같다. 물론, 한국 같은 상황에서는 기술격차는 어느 정도 극복했고, 그 다음에는 브랜드 가치가 인정 못 받아서 서구 국가들과 경제적 차이가 발생한다고 생각하는 것 같지만.
그러나, 기본적으로 기술기반의 제조업이 없다면 경제적 수준의 우위를 유지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일례로, 지난 금융위기에서 미국과 영국, 특히 영국이 크게 휘청거렸던 이유를 제조업의 몰락에서 찾는 견해도 많다.
4. 도대체 관광지에서는 무엇을 어떻게 팔아야 하나?
앙코르와트를 돌다 보니 구석구석 사원마다 캄보디아 전통 직물 같은 걸 팔기도 하고, 기념품과 책도 팔고, 음료수나 먹을 것도 팔고 있었다. 물론, 내가 산 것은 음료수나 먹을 것뿐.
도대체 팔리기나 할까 싶은 것을 열심히 팔고 있는 아이들, 그리고 어른들을 보면서 도대체 무엇을 어떻게 팔아야 잘 팔릴까 싶었다. 관광객들이야 어차피 한번 왔다 가는 사람들이니까 지금처럼 현지물가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물가의 가격으로 100명에게 팔기를 시도한 후 1명이 사주면 그걸로 성공인걸까? 아니면, 더 좋은 방법이 있어서, 이들이 물건을 더 잘 팔 수 있고, 더 잘 살 수 있게 되는 걸까.
언제나 '직접 일하는 것'의 가치가 더 높다고 생각하고, 어쩌면 지금 그들이 일하는 방식이 현재 상황에서 최선일 지도 모르지만, 이런 경우는 분명히 경영 컨설팅이 필요해 보인다. 이들을 더 잘 살 수 있게 해주는 사회적 기업이 필요하다. |
아즈
2010/02/07 1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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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9년 마지막 포스팅도, 신년 첫 포스팅도 못 한 채, 벌써 1월이 거의 다 지나버렸다. 작년 상반기 시험 준비할 때 기록했던 시간 통계도 끝냈고, 작년 생활비 사용 기록도 거의 다 정리 했는데 포스팅은 아직.
작년 말까지 계속 일하느라 바빴고, 올해 들어서는 이래저래 소일거리 및 전에 일하던 곳에서 백업요원으로 아르바이트를 좀 하느라 여유가 없었던 것 같다.
올해 신학기부터 함께 할 사람들도 거의 알게 되었고, 어떤 공부를 할 것인지도 조금 맛보았다.사람들이 '그냥 닥치고 외우는 것'이라고 말하던 것의 의미를 알게 되었달까. 뭐 그런 거야 나중에 걱정하면 되는 것이고.
지금은 그냥 놀자. 무슨 말이 더 필요하리.
 오늘 아침, 일출 투어버스 타고 편하게 관광하는 한국인들 틈새에서 가이드의 설명을 훔쳐 들으며 10시간 동안 자전거를 탔던 하루. 투어버스 아니라도 뚝뚝(오토바이 택시) 타면 되는데, 어쩐지 오기가 생긴달까. |
아즈
2010/01/30 2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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