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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에 해당하는 글(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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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09   20061209 (5)


2007/06/17 04:05 2007/06/17 04:05
[2] 베이징 엿보기

2006. 12. 7 THU BEIJING

오전엔 일단 라싸행 기차표를 구하러 북경서역에 갔다. 중국철도도 전산화 되어있기 때문에, 라싸행 기차표 역시 북경역에서도 구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지만, 기왕이면 칭짱열차가 출발하는 북경서역에 가서 기차표를 사는 것이 좋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들어 북경서역으로 향했다. 지하철을 타고 Junshibowuguan(군사박물관軍事博物館?) 이라는 역에서 내려 남쪽의 큰 길을 따라 쭉 걸어가면 나온다.

지하철역 Junshibowuguan(군사박물관軍事博物館?)

이게 군사박물관인 듯

북경서역

북경서역에 도착해서 라싸행 기차표를 발권하려고 보니, 외국인은 퍼밋(Permit, 티벳 여행허가서)이 있어야 한단다. 공지사항도 붙어있고, 전광판에도 영어로 표시되어 나오고 있다. 퍼밋이 유명무실해졌다는 소식을 듣고, '괜찮겠지'하고 갔던 거라 상당히 당황했다. 그래서 고민하다가, 외국인용(English Speaking 가능) 창구가 아니라, 내국인용 창구로 무작정 갔다. 중국어로 발권하는 것에 도전. '중국은 지역마다 사투리가 심해서 자기들끼리도 말을 못 알아듣는 경우도 있다'라고 들었기 때문에, 그냥 부딪쳐 보기로 했다. 외국인용 창구 가봐야 퍼밋 요구할 게 뻔할 것 같았으니까.

론리 보면서 발권에 필요한 간단한 단어 몇 가지 무작정 외웠다. 내가 할 말은 다음과 같았다.
"싱치리우(?, 토요일) 라싸 잉워 샹푸 이짱" = "토요일 라싸 잉워 윗자리 한장"

그래 인생 뭐 있나. 해보고 되면 좋고, 안 되면 어쩔 수 없는 거지. 그런데 중국 새치기 정말 심하더만. 정말 어이없는 것이, 줄 설 생각은 안 하고 창구 바로 앞 맨 앞에서 계속 끼어들면서 표 사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 그래도 참 대단하다고 생각했던 것이, 매표원이 상대도 안 해주던 것. 아니, '없는 것 처럼' 행동하더라는 것. 공중도덕이라는 것, 표준적인 질서의식이란 것은 정말로 향상시킬 필요가 있다. 이것이 제대로 되지 않으면 다 같이 피해를 보는 사회적 낭비가 발생한다.

내 차례가 되자 여지없이 옆에서 새치기를 하려는 시도가 있었지만, 매표원은 제대로 줄을 선 나만 상대해준다. 차라리 계속 시도할 시간에 줄을 서겠다. 어쨌든, 매표원에게 아까 열심히 연습한 "싱치리우 라싸 잉워 샹푸 이짱"이라고 말했다. 놀라웠다. 거의 다 통했다. 근데 토요일(싱치리우?)에서 걸린다. 말 자체는 론리에서 봤으니 맞을 것 같은데, 성조가 틀렸나. 절대 못 알아듣는다. 금요일(싱치워?, 8일)이냐고 옆에 컴퓨터 화면 보여주면서 묻길래 두 손 펴서 9를 만들었다(..) 29일 같은 게 아니어서 다행이었다;

칭짱열차 티켓

가격은 767위안(약 92,040원)이니까 좌석도, 란워(4인실 푹신한 침대칸)도 아니겠고, 잉워(6인실 딱딱한 침대칸) 맞을 거고. 확인해보고 싶지만 방법이 없다. 일단 숙소로 돌아와서 다음 중국여행동호회(중여동) 카페에서 출력한 칭짱열차 티켓이랑 비교해보니 그럭저럭 맞는 것 같다. 무사히 하늘열차 티켓을 손에 넣었다. 이제 라싸에 들어갈 때까지 퍼밋 검사가 없기만을 바래야지.

이제 자금성 갈까 하다가 시간이 늦어서 톈안먼 광장부터 왕푸징까지 론리에 워킹투어 나온 것 보면서 길거리 구경을 했다. 톈안먼 광장엔 마오쩌둥 기념관이 있어서 구경하고.

톈안먼 광장

마오쩌둥 기념관에는 마오쩌둥 미라가 있던데, 북한도 김일성을 그렇게 만들어 놓았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사람이 아니라 인형 같았다. 죽어서까지 무슨 고생인지. 오히려 마오쩌둥이 불쌍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참고로 마오쩌둥 기념관 내에서는 사진촬영 당연히 금지이고, 소지품도 가지고 들어갈 수 없다. 근처에 짐 보관소에 맡기든지, 일행이 있다면 번갈아가면서 짐을 맡기고 들어가는 방법이 있다.

왕푸징 거리

여튼 이곳저곳 쭉 보면서 걸어 왕푸징에 도착. 왕푸징은 완전 현대식이다. 우리나라의 명동이나 강남역 같은 곳이라고 하면 비슷하려나. 백화점 잔뜩 있고, 맥도날드, KFC, 나이키 등등 별 게 다 있다. 지금까지 보아온 중국과는 완전히 다른 느낌. 물론, 물가도 중국인 걸 감안하자면 엄청나게 비싸고, 외국인들도 잔뜩 있다. 난 저렴한 음식을 찾다가 왕푸징 뒷골목에서 Y6(약 720원)에 위샹로쓰미판(魚香肉絲米飯, 위샹로쓰 덮밥)을 먹었다. 무지 싼데. 그렇지만 별로 깔끔하진 않았다. 그렇지만 중국인들 다 먹는데 뭐, 하는 심정으로; 하지만 음식이 불결하니 어쩌니 해도 불에 확실히 익힌 것만 먹으면 탈이 나지는 않는다. 이런 원칙을 지키면 어디서든 큰 문제는 없는 듯.

어쨌든, 엄청 지쳐서 숙소로 돌아왔다. 근처에서 수퍼마켓 드디어 발견해서 우유, 빵, 물을 구입. 여행 다닐 때, 숙소 주변에서 식료품과 생필품을 살 수 있는 가게를 확보하는 것이 정말 중요한 것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2006. 12. 8 FRI BEIJING

어젯밤 도미토리 룸메이트인 스페인 사람 조르디한테 숙소에서 판매하는 만리장성 투어 이야기를 듣고 등록했었다. 조르디가 간다고 하길래, 나도 '여기까지 와서 만리장성은 보고 가야지'라는 심정으로 등록. 오전 7시에 유스호스텔 앞에서 밴을 타고 떠났다. 중간에 다른 유스호스텔 몇 곳에 들러 다른 여행자들을 좀더 태웠다. 거의 서양인들이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어딘가에서 좀더 큰 버스로 갈아탔다. 버스가 꽤 좋았고, 대부분이 서양인들이었으며, 꽤 럭셔리한 느낌이었다. 배낭여행자 스타일하고는 조금 거리가 있는 느낌도 들었고.

어쨌든 꽤 멀리갔다. 총 이동시간 4시간 정도. 거의 내몽골(inner Mongolia) 지역이 보이는 데까지 간 것 같은데. 여튼 도착해서 만리장성에 올랐다.

만리장성, The Great Wall

만리장성, 정말 감동이었다. 이렇게 긴 건축물이 있을 수 있다니. 세계에서 가장 긴 건축물이다. 정말 웅장했고, 거대한 규모였다. 오전 11시부터 만리장성을 따라 시마타이라는 곳을 향해 계속 걸었다. 3시간짜리 트레킹 코스. 중간에 보수된 곳도 있고, 원형 그대로인지 상당히 부서진 곳도 있었다. 산도 멋있고, 만리장성도 멋있었다. 힘들긴 했지만, 그리고 돈도 많이 냈지만 만리장성만큼은 좋았다. 중국은 뭔가 계속 돈을 받는 구조. 입장료 내고, 다리 통행료 내고, 한 곳에서 다른 지역으로 이동한다고 A지역 만리장성 입장료를 냈는데 B지역 만리장성에 접어드니 입장료 또 내란다. 버스비도 별도에다. 처음에 교통비로 110위안(약 13,200원) 내고, 처음 만리장성 입장료 30위안(약 3,600원), 시마타이 지역 만리장성 입장료 40위안(약 4,800원), 중간에 강 건널 때 필요한 다리 통행료 5위안(약 600원). 뭐가 계속 이렇게 추가로 붙는지.

중국은 애초에 입장료가 너무 비싸다. 하지만, 내국인이나 외국인이나 차별하지 않고 평등하게 부과하는 점은 마음에 든다. 인도는 내국인과 외국인에게 이중가격을 적용하는데, 심한 곳은 75배가 차이나기도 한다(Taj Mahal 인도인 10루피, 외국인 750루피). 물론, 티벳 포탈라궁은 더 심했지만. 티벳인들은 날짜에 따라 1위안 혹은 무료, 티벳인 외엔 입장료 100위안. 이때 그래도 기분 좋은 점은 중국인들도 똑같이 100위안 내야된다. 중국은 입장료 평등한 점은 좋다.

건너가지 않을 수 없는 다리, 통행료 5위안

만리장성에 도착했을 때, 처음에 웬 아주머니 아저씨들이 따라붙길래 뭐하는 사람인가 했더니 기념품 파는 사람들이다. 그런데 엄청나게 비싸다. 만리장성 사진집이 100위안 넘고, 티셔츠 50위안 달라고 하질 않나. 숙소 비용 50위안 내는 내가 살 만한 게 못 되었다. 호텔에서 자는 서양인들이면 몰라도. 파는 아주머니가 농부이신데, 겨울엔 일이 없어서 관광객들 상대로 기념품 파는 일을 한다고 했다. 저 쪽이 내몽골이라는 둥, 걸어가야 할 거리의 중간쯤 왔다는 둥, 여러가지 이야기도 해주고 입장료보단 가난한 사람 돕는 게 더 좋을 것 같아서 웬만하면 하나 사주려고 했는데 너무 비싸서 말이지. 어쟀든 5위안만 쓸 생각하고 싼 거 달라고 했더니 팔찌를 준다. 10위안 달라는 거 깎아서 5위안 줬다. 솔직히 1위안도 안할 것 같은 플라스틱 단주. 나머지는 그냥 팁으로 생각하고 줬다. 어제 왕푸징에서 먹은 저녁이 6위안이었는데.

스페인 친구 Jordi

무사히 트레킹을 마치고 2시반쯤 시마타이 쪽 매표소 근처에 도착했다. 주차장에서 기다리니 3시쯤 차가 와서 다시 한참을 와서 묵고 있는 Beijing Feying Youth Hostel에 도착. 숙박비 하루치 더 지불하고, 조르디랑 숙소 옆의 뒷골목 음식점 가서 저녁을 먹었다. 후이궈로우(回鍋肉)랑 위샹로쓰(魚香肉絲) 그리고 미판(米飯, 밥). 이것 중여동에서 자료 프린트 해온 건데, 후이궈로우는 '비계가 약간 있는 돼지고기(삼겹살)을 마늘쫑, 마늘, 양파 등을 넣고 간장과 식초로 간을 하여 볶은 요리', 위샹로쓰는 어제 덮밥 먹은 건데 '돼지고기를 실처럼 가늘게 썰어 죽순, 목이버섯, 잘게 썬 파, 생강 등의 야채와 고추, 식초, 소금, 간장, 설탕 등을 넣고 볶다가 전분과 육수로 걸죽하게 마무리하는 요리'라고 한다.

어쨌든 둘다 맛있었고, 중국와서 정말 제대로 먹은 듯. 음식도 맛있었고, 상당히 깔끔했다. 왕푸징 뒷골목보다 훨씬 낫다. 차도 맛있었고. 게다가 후이궈로우+위샹로쓰+밥 2그릇 먹었는데 22위안밖에 안 나왔다. 조르디랑 11위안씩 냈다. 이렇게 싸고 맛있을 수가. 역시 관광객들 주로 가는 데보다는 현지 식당을 잘 공략하는 것이 좋다. 관광객들 주로 가는 곳에 있는 식당에는 두 종류가 있다. 1)비싸고 맛있는 곳, 2)비싸고 별로인 곳. 그나마 1번은 낫다. 하지만 여기엔 '저렴하고 엄청나게 맛있는 곳'이란 옵션이 없다. 여튼 식당은 잘 개척하는 것이 제일 좋다는 사실.



2006. 12. 9 SAT BEIJING > TRAIN TO LHASA

아침에 느지막히 일어나 체크아웃을 했다. 저녁에 칭짱열차를 타고 티벳으로 향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조르디랑 아침삼아 유스호스텔 앞에서 2위안짜리 길거리 음식을 먹고 헤어졌다. 조르디는 비행기 타고 상하이로 돌아간 후, 그곳에서 좀더 머물다가 스페인으로 돌아간단다. 즐거운 만남이었다. 이메일 주소도 교환했고, 핸드폰 번호도 알려줬고. 스페인 한번 가고 싶다.

나는 짐을 유스호스텔에 맡겨놓고, 자금성을 보러 갔다. 엄청나게 컸다. 이래저래 사진도 좀 찍고, 구경했다. 문도 크고, 건물도 컸다. 기와가 황금빛 도자기로 된 점이 신기했다.

자금성, The Forbidden City

Google Earth에서 봤을 땐 지붕에 도금을 한 줄 알았다. 지붕이 황금색이라서. 어쨌든 궁이랑 정원, 방들 구경을 했다. 고궁 전체를 박물관처럼 꾸며놓아서, 건물 내부엔 유물들을 잔뜩 전시해놓았다. 시설들 역시 훌륭했다. 중국이 얼굴이라서 그런걸까. 화장실의 시설도 좋았고, 환경미화원분들도 상당히 많아서 바닥에 쓰레기가 떨어지면 그 즉시 처리되는 정도랄까.

자금성

자금성

자금성을 보고 왕푸징까지 걸어와 노점들을 발견했다. 길거리 음식이니 그다지 비싸지 않고 저렴하겠지 하는 생각으로 메뉴를 골라보았다. 무슨 국수 같은 게 맛있게 보이길래, 가격도 묻지 않고 달라고 했다. 그런데 가격이 30위안(..) 대체 뭐냐 이거. 어제 조르디랑 배부르게 요리 두 개 시켜가며 음식점에서 먹은 음식값이 22위안, 일인당 11위안(..) 이런 국수 한 접시가 대체(..)
교훈: 왕푸징에서는 절대로 먹지 말자.

아무래도 한국인 패키지 투어를 비롯해 관광객들이 많이 오니까 가격이 높아진 듯 싶었다. 내가 국수를 먹고 있을 때에도, 한국에서 패키지 투어를 온 가족이나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많이 보였다.

왕푸징 노점상들

여튼 배가 고팠기 때문에 일단 먹고, PC방(중국어로는 '왕빠')을 찾아서 인터넷을 좀 했다. 게임도 하고, 동영상도 보는 사람들. 중국은 가정에 컴퓨터가 많이 보급되어 있지 않아서 왕빠를 많이 이용한다고 들은 것 같다. 여튼, 기차시간이 가까워져서 유스호스텔로 돌아가 짐 찾고, 어제 저녁 먹은 식당 가서 구라오로우(古老肉, 북경식 탕수육)랑 미판(밥)을 먹었다. 그런데 구라오로우는 좀 비싸네. 17위안. 밥이 2위안이어서 합계 19위안. 대체 아까 왕푸징 국수는 뭔지; 왕푸징에서 절대 먹지 맙시다.

맛있는 구라오로우(古老肉)

배불리 먹고 근처 수퍼마켓에 가서 라면이랑 빵, 물 잔뜩 사서 북경서역으로 향했다. 퍼밋 관련해서 별 문제 없이 하늘열차 탑승! 매일 21시30분에 출발하여 라싸까지 장장 47시간을 달려갑니다. 만 이틀, 2박3일 걸립니다. 이틀 후 20시30분에 라싸 도착예정이죠. 정말 대륙은 넓더군요.

북경서역, 라싸행 T27 탑승

그런데 잉워는 샹푸(맨 윗자리)가 엄.청.나.게. 높다; 맨 아랫칸 끊을 걸, 실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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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06/03 01:02 2007/06/03 01:02
[1] 중국행 슬로보트

2006. 12. 5 TUE INCHON > TIANJIN

나는 귀국에 필요한 비행기 티켓도 가지고 있지 않았다. 인천에서 중국으로 들어가는 배의 편도 티켓이 있었을 뿐이다. 그 때문인지, 아니면 긴 여행에서 무엇이 빠지지 않았는지 걱정이 되어서인지 전날 잠을 거의 자지 못했다. 한두시간 정도 눈을 붙이고, 아침에 일어나서 큰 배낭을 메고 집을 나섰다. 입대할 때 생각이 났다. 잘 다녀오겠노라고 힘차게 말하고 부모님과 작별을 했지만, 마음 속에는 뭔지 모를 두려움이 있었다. 하지만 이 일은 꼭 하고 싶었던 것이다. 하기로 했던 일이니까, 무조건 한다. 물러서는 일 따위는 없다.

그렇게 집을 나와 지하철을 타고 긴 시간을 달려 동인천역에 도착했다. 그곳에서 택시를 타고 제2국제여객터미널로 향했다. 일단, 승선권을 발권하고, 근처 이마트에 가서 하루 동안 먹을 식료품을 샀다. 약간 모자란 듯한 느낌이 들어 위안화 환전도 조금 더 했다. 시간이 되어 배에 오르고, 드디어 출발.


이코노미 칸은 복도를 따라 2층침대로 구성되어 있다. 뭐, 나쁘지 않은 구성. 배엔 그다지 눈길을 끌 만한 시설이 없다. 객실과 휴게실, 샤워장, 식당, 로비 정도? 물론 등급이 높은 객실 안엔 DVD도 갖추어져 있고, 상당히 쾌적한 느낌이다. 배를 타면 좋은 점은 바다 한 가운데서 일몰과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점이겠지. 바닷바람을 맞는 것은 꽤 즐거운 일이다. 폭풍 같은 게 일어나서 파도가 심하지만 않다면. 일본에 갈 때 PanStar Dream호를 탔던 게 생각났다. 여객선은 거의 비슷한 느낌. 다만, 오사카에서 부산으로 돌아올 때 폭풍주의보 같은 게 발효되어 배멀미로 실신 지경에 이르렀던(..) 안 좋은 기억이 남아있다.


전날 잠을 별로 못 자서, 배에서는 거의 잠을 자면서 시간을 보냈다. 잠을 자지 않으면 그다지 할 일도 없고. 옆 칸에 탄 사람들과 이야기를 하는 것도 한계가 있고. 여튼, 피곤한데다 여행 첫날이라 꽤 긴장했던 것 같다. 오직 내 힘으로 타국에서 살아남아야 한다는 건, 경험이 있다고 해도 떨리기 마련이다.



2006. 12. 6 WED TIANJIN > BEIJING


천인호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여행 두 번째 날이 밝았다. 그렇지만 여전히 중국 땅에 도착하기까지는 시간이 걸렸다. 오후 3시쯤 되어서야 배가 톈진항에 닿았다. 큰 배였지만 배멀미를 조금 했다. 물 색깔이 참 흐렸고, 그만큼 하늘도 흐렸다. 흙탕물에 흙탕하늘? 어쨌든, 그다지 맑고 깨끗한 느낌은 아니었다. 뭐랄까, 그다지 순탄치만은 않을 느낌이 들었다. 그날 따라 흐려서 그런 건지, 아니면 원래 그런 건지 모르겠지만, 후에 베이징에서 며칠 체류하면서 보니까 그쪽 지방 날씨가 (겨울에는) 조금 그런 느낌인 것 같았다.

어쨌든, 톈진과 베이징과의 관계는 인천과 서울의 관계로 생각하면 비슷하다. 그래서 베이징까지 이동을 해야 하는데, 배 안에서 북경까지 가는 버스를 접수 받는데 꽤 비싼 60위안(약 7200원)이었다. 내 베이징 하루 예산이 3만원이고, 그것도 베이징이라 넉넉하게 잡은 거였는데, 이 정도로 돈 쓰면서 다니기는 싫었다. 여행 초반에 가지는 오기랄까. 어쨌든, 북경어언문화대학이랑 왕징으로 간다고 하는데, 위치가 북경역이랑 멀어서 그냥 다음 카페 중국여행동호회(중여동)에서 본 대로 기차타고 북경까지 가기로 했다. 톈진항에 내려서 입국수속을 하고 터미널을 나오니 호객꾼들이 버스랑 택시 타라고 잡는다. 다 뿌리치고 나와서 중여동에서 본 대로 왼쪽으로 100 m 가량 걸어가니 102번 버스 종점이 있었다. 그곳에서 버스를 타면 탕구판(탕구역)까지 간다. 요금 겨우 1.5위안(약 180원).


탕구역 가서 오후 4시31분 베이징행 기차표를 끊었다. 그런데 기차가 연착되어서 50분쯤 탕구역에 기차가 들어왔다. 기차역과 객차 내부에는 철도승무원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소리 지르고 난리났다. 기차가 들어오자 몰려드는 사람들에게 '줄 서서 타라'고 소리지르는 것 같았고, 객차 안에서도 '표 꺼내라'고 소리지르고, 어쨌든 통제가 심한 느낌이었다. 사회주의 국가의 느낌이란 이런 걸까. 하긴, 사람이 너무 많아서 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통제가 되지 않을 것도 같다. 어쨌든 마치 우리 나라 1980년대 기차의 느낌이 나는 열차를 타고, 3시간 반 정도를 달려 베이징역에 도착하니 8시가 넘더라. 분명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2시간반 정도면 도착한다고 했는데. 어쨌든 베이징역에서도 자기네 숙소 가자고 하던 호객꾼을 다 뿌리쳤다. 그 중엔 싱글룸을 50위안(약 6천원)에 주겠다고 한 사람도 있었는데, 가지고 있던 객실 사진을 보니 꽤 좋아보였다. 상당히 좋은 가격이라 다른 때 같았으면 그곳에 묵었겠지만, 이번에 나올 때 웬만하면 도미토리로 가기로 마음을 먹고 있었기 때문에 거절했다. 다른 여행자들을 만나고 싶었거든. 싱글룸은 쾌적하고 편하긴 하지만 외롭다.

지하철을 타고 론리(Lonely Planet)에 나온 유스호스텔로 왔다. 5 beds dormitory인데 하루에 50위안(약 6천원)이다. 아까 싱글룸 가격하고 같다. 뭐, 하지만 그다지 비싸지는 않달까. 방에 온수도 나오고, 난방도 되고. 룸메이트는 스페인 남자 하나랑 중국 여자애 하나가 있는 듯 싶었다. 숙소를 잡았으니, 일단 짐 놓고 나와서 근처에 있던 신포우리만두 느낌의 중국 음식점에 들어가서 국수를 먹었다. 15위안(약 1800원). 일본 라면 비슷한 느낌인데, 중국 특유의 향신료 풀이 들어있다(..) 뭐 일단 그럭저럭 잘 먹었다.


집에 전화도 하고, 따뜻한 물에 샤워도 하고, 정말 행복했다. 드디어 중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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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12/09 19:09 2006/12/09 19:09
20061209

베이징입니다.
인천에서 천진까지 천인호를 타고 이동.
배에서 하루 자고난 후, 3시 조금 넘어서 하선했습니다.
버스타고 기차역으로 가서 베이징행 기차 타고 베이징에 왔죠.
하루는 천안문 광장이랑 왕푸징 주변을 둘러봤고,
다음날은 같은 방 스페인 사람 조르디랑 만리장성 트레킹을 했네요.
오늘은 자금성 구경하고 밤 9시반에 티벳 라싸행 기차를 탈 예정입니다.

현지인들 가는 음식점에서 미리 파악해 간 먹을만한 중국 음식들을 주문해서 먹으니 맛도 있고, 저렴하고 좋군요.

생각보다 베이징이 괜찮아서 예정보다 좀더 머물렀습니다.
티벳은 어떨지..
베이징은 2008년 올림픽이 끝나면 정말 많이 바뀔 듯 싶네요.
벌써부터 번화가는 한국하고 다를 바 없는 듯.
민가는 물론 상당히 낙후되어 있지만, 많은 변화가 있을 듯 싶습니다.

사람도 많고, 사회주의 국가 답게 공안은 정말정말 많네요.
어딜가나 사람들 통제.

여튼, 무사히 살아있고. 라싸 도착하면 기회 봐서 다시 포스팅 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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