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 달에 한 번씩 포스팅하는 기분. 그만큼 반성도, 계획도, 생각도, 열정도, 의지도 없는 생활이었던 걸까. 그냥 덥다는 생각뿐이다. 의학에 몸담고 있지만 의학보다 의료 시스템에 관심이 더 많다. 무엇을 하고자 하는 건지, 내가 이 일에 정말 재미를 느끼는 건지도 잘 모르겠다.
학부 때 물리학 공부하던 시절엔 확실히 물리학이 즐거웠다. 그것과 비교를 하자면 정말 지금은 재미 따윈 없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분명히 물리학을 하겠다고 붙어있을 때에도 처음에 무척 힘들었던 시절이 있었다. 수업을 듣고, 공부를 해도 너무나 모르는 내용이 많았고, 수없이 질문을 해도 의문이 모두 사라지진 않았다. 힘들었고, 재미도 많이 잃었지만, 잘 하고 싶다는 갈망 같은 게 있었다. 모두가 말릴 때, 내가 좋아했고, 가치를 느껴서 선택했다. 그래서 더욱 잘하고 싶었다. 여러 가지 정신적 이유로 그 시절 내게 의미가 컸던 학문이었다. 힘들어도 포기할 수 없는, 마약같은 정신적 즐거움과 의미에 중독되어 물리학에 빠져들었다.
지금은 어떤가. 스스로 의학도라 부르는 것에 익숙해져 가지만, 그만큼 날 중독시켜 이 일에 빠져들게 할 만한 무언가가 없어져 있다. 결코, 별다른 고민 없이 주어진 길을 따라가 적당히 풍족한 수입과 사회적 지위를 누리며, 그냥 그렇게 살고 싶은 것은 아니다. 물리학보다 세상을 직접적으로 변화시키고 싶었고, 그렇지만 사이언스를 벗어나 비즈니스로 가고 싶지는 않았을 뿐이다.
그렇지만 나는 여전히 비즈니스 세계에서 배울 수 있는 것들을 갈망하고 있고, 그곳에서 쓰는 방법론이 마음에 들고, 관련 문헌을 읽고 있다. 내가 지금 전공하고 있는 학문에 대해서는 어떤가. 내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강렬한 관심, 열정, 갈망, 그리고 가장 중요한 재미 같은 것들이 결여되어 있는 것은 아닌가.
잘 하고 싶다고 생각하지 않는 일을 잘 할 수는 없는 거다. 그런 갈망이 노력, 의지 같은 것들에 의해 열정으로 바뀌어간다. 재미를 느끼고 잘 하고 싶다, 정말이지... |